
모임이 있을 때마다 30명 정도의 동창이 모이는 보스턴 지회에서 2023년도 북미주 지회연합회(이하 북지연) 총회를 개최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아찔한 높은 산꼭대기를 오르는 느낌과 비슷했다. 그러나 2023년도 북미주 지회연합회 총회 행사를 맡기로 결정한 2021년도부터 보스턴 지회에서는 한 계단씩 기초를 쌓아가며 준비를 시작했다. 먼저 이번 총회의 슬로건을 ‘Back to the Beginning’으로 정했다. 우리의 목표는 두 가지였다. ‘첫째는 조선 여성들에게 교육, 의료, 신앙을 통해서 새로운 삶을 열어 주기 위해 자신의 삶을 바쳐 이화학당을 세운 수많은 선교사들과 미국 친구들의 사랑과 헌신을 기억하자. 둘째는 이화의 첫 정신을 되새기며, 지금 동창들에게는 희미해진 그 사랑과 섬김의 불길을 우리 가슴에 심을 수 있도록 해보자’는 것이었다. 2021년부터 3년간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각 분야에 필요한 팀이 구성되었고, 총회를 향한 우리의 준비도 차곡차곡 쌓여 갔다.
첫날인 10월 26일(목)에는 총동창회에서 지난 1년간 수고한 북지연 지회장들에게 저녁 식사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이명경 총동창회장과 지회장들은 총동창회와 북지연 이 어떻게 소통하고 후원할 수 있을지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었다. 그 후 늦은 밤까지 39명의 이사가 모여 북미주 지회연합회 이사회를 열었다.
이어 10월 27일(금)부터 행사가 시작되었다. 낮 동안 진행된 일일 여행에 참가한 동창들은 첫날은 보스턴의 대학 교육의 요람 하버드대학과 MIT공과대학, 예술의 요람인 Boston Museum of Fine Arts를 둘러보았다. 둘째 날에는 미국 건국의 문학과 철학,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향한 시민들의 정신을 느낄 수 있는 콩코드 여행을 다녀왔다. 호텔에 남은 동창들은 네 종류의 클래스에서 미술, 요가, 음악과 인종 문제까지 곁들여 다양한 강의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10월 27일(금) 저녁에는 총장님과의 만찬, 28일(토) 저녁에는 대만찬이 열렸다. 김은미 총장은 이화의 첫 시작 스토리와 함께 과거와 현재의 이화여대, 그리고 미래 발전을 향한 청사진을 제시해 우리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28일(토) 아침에는 북지연 총회가 열렸다. 이명경 총동창회장의 인사 말씀과 함께 각 지회에서 1년간의 활동을 동영상과 슬라이드로 발표하였다. 다른 지회의 활동을 보며 격려하기도 하고 도전을 받는 시간이 되었다.

북지연 총회에는 해마다 만찬의 꽃인 탤런트쇼가 펼쳐진다. 올해는 다섯 개 지회가 참가했다. 토론토, 시애틀, 뉴욕, 남가주, 보스턴 지회 동창들이 바쁜 중에도 너무나 열심히 준비해 와서 참석자들과 함께 흥겹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특히 뉴욕 지회의 남후남(약학 62) 동창이 정년퇴직 이후에 배운 선비춤을 선보인 것과 보스턴 지회의 김흥혜(가정 64) 동창이 평생 제작한 실크염색 작품을 보스턴의 젊은 20~30대 동창들이 패션쇼로 발표한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두 동창 모두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배우고 자신을 계발하기를 멈추지 않는 이화의 진선미 정신을 자랑스럽게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날 10월 29일(일) 총장님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김은미 총장은 시대를 앞서가는 첨단기술교육도입, 이화 West캠퍼스 건립계획, 학생들의 창업프로그램에 대한 비전과 2023년 발전계획을 넘치는 열정과 확신으로 전해 주었다.
Back to the Beginning을 간직한 우리 이화여대 동창들의 가슴에 피어난 아름다운 씨앗이 내년 북가주 총회에서 만날 때까지 각자의 삶에서 어떤 향기로 피어날지 조용히 상상해 보았다. 보스턴 총회를 주최할 수 있었고, 또 이렇게 풍성한 경험을 하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끝까지 인내 속에서 많은 동창이 함께 손을 잡고 정성을 다해 준비할 수 있었고, 행사 중에도 여러 어려움과 부족함이 있었음에도 모든 것 위에 감사로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가 다 기도해 주시고, 또 한마음으로 함께해 준 보스턴 지회와 북미주 지회연합회 동창들의 덕분이었다. 이화여대를 하나님께서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알게 되었으며 이화여대를 통해서 큰 사랑의 일을 하도록 축복하시는 하나님께 감사를 올리는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