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가을이 한창 익어가고 여무는 달이다. 짧기에 더욱 찬란한 계절을 손가락 사이 모래알처럼 흘려보내지 않으려면 가족과 함께 크고 작은 축제나 행사에 참가하는 것도 좋은 방법. 2023년 10월 14일(토) 열린 ‘제9회 이화 가족 어린이 그림그리기 대회’도 그중 하나로, 총동창회가 주최하고 이화 동창이나 교직원 자녀인 유치부(만 4~6세) 및 초등부 저학년(1~3학년) 어린이가 참가 대상이다.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사태로 4년 만에 열리는 만큼 어린 자녀가 있는 동창들의 기대와 관심이 커서 참가자 모집 시작 후 48시간이 채 안 되어 선착순 마감되었고 유치부 96명, 초등부 112명이 등록했다. 행사 당일,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한 날씨가 야속했지만 때맞춰 내리는 비가 선명한 풍경과 풍성한 수확을 가져오듯 이번 대회가 어린이와 가족들의 바쁜 일상에 진한 느낌표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대강당 계단을 올랐다.
이미 총동창회 임원진이 천막 아래 본부석과 점심 꾸러미 증정석에서 분주한 손길로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었다. 어린이들에게 ‘인기 짱!’일 것 같은 풍선 아트와 페이스 페인팅 코너도 자리 잡고 있었다. 동창들은 각종 액세서리 판매대나 가족사진을 인쇄해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기념품 판매대에 관심을 보였다.
어린이와 가족들이 각종 체험 코너와 판매대를 둘러보는 동안 심사위원장인 연성대 교수 봉지희(섬예 85) 동창과 한국여류조각회 회원이자 조형예대 동창회장 강승주(조소 87) 동창, 모교 신산업융합대 초빙교수 이상영(섬예 94) 동창이 어린이들의 그림을 심사했다.
오후 2시, 참가한 어린이 모두 이번 대회 주인공으로 무대에 오르고, 김경령(수학 84) 총무의 사회로 대강당에서 시상식이 열렸다.
이명경 총동창회장은 인사말에서 “날씨도 안 좋은데 귀한 걸음으로 함께할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을 가져 감사합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도와 주신 덕분입니다. 이화 동산에서의 시간과 공간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길 기대합니다”라며 특히 어린이들에게 고맙다고 전했다.
봉지희 심사위원장은 “심사 기준은 능력이 아닌 가능성과 장래성으로, 지금은 다소 서툴고 부족해도 앞으로 예술 활동을 즐기고 향유할 수 있는 귀한 인성을 가지고 자라길 바랍니다. 순수한 창작성과 거침없이 자유분방한 모습이 보이는 작품들로 약간의 우열을 가렸을 뿐입니다. 많은 어린이가 맑고 밝게 자기만의 세계를 표현해 상으로 나누기가 힘들었습니다”라고 심사 소감을 밝혔다.
이어 ‘표현력이 뛰어난 상’, ‘창의성이 돋보이는 상’, ‘성실성이 묻어 있는 상’, ‘즐거움이 가득한 상’, ‘공간감이 좋은 상’ 등 부문별로 유치부 5명, 초등부 5명 수상자 이름이 불렸다. 이전 대회와는 달리 한 명씩 시상해서인지 으쓱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 외 어린이에게는 ‘행복 가득 상’을 수여해 모든 어린이가 상장과 상품을 받고 이번 대회를 축제와 놀이 한마당으로 즐기도록 했다.
이번 그림 그리기 대회를 위해 ㈜모나미에서 크레파스와 문구 세트, ㈜크라운해태제과에서 과자 세트, ㈜아이코닉스에서 비눗방울 놀이 세트를 후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