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11
과학에 대한 이해는 중국 근대 지식인들에게 있어서 하나의 세계관이었다. 과학주의자들은 과학을 중심으로 세계관을 주요하게 구축하는 강력한 입장을 취하였다면, 과학의 한계를 주장하는 관점은 그 한계를 보완하는 초월적인 차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았다. 그리고 그것이 문화구성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보았고, 동시에 과학만으로는 문화구성의 모든 것을 대변할 수 없다고 말하였다. 여기에서는 과학에 대하여 각자 입장을 취한 중국 세 지식인들의 특징을 일별해 보았다. 우리가 이 연구를 통하여 발견할 수 있는 점은 그들 자신이 과학에 대한 견해가 이상적인 정치체제의 구상을 위한 매우 적극적인 요소로 반영되어 있음이 드러난다.
장쥔마이의 경우는 과학적 합리성으로 인간의 삶이 환원될 수 없다는, 즉 인간 삶과 생명의 ‘개성’을 중시하였기 때문에, 인간의 개성과 주장을 기반으로 그를 수렴하는 정치체제인 의회민주주의가 가능하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딩원지앙과 후스는 장쥔마이의 주장, 즉 과학적 체계로 환원되지 않는 인간과 인생관의 관점이 낭만적이라고 비판한다. 더 나아가 과학적 합리성이 사회체제와 문화 속에서 충분히 관철될 수 있다고 보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하지만 과학만능주의를 주장하는 딩원지앙은 사회의 온전한 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독재가 최선이라고 보는 반면, 과학적 인생관이 예각화 되어야 하면서 절충적 입장을 보였던 후스는 독재의 수준이 너무 높기 때문에, 지금 현재로서 그 수준으로 갈 수 없는 중국이 택할 길은 민주, 즉 ‘유치민주주의’라고 보았다.
이러한 담론들을 통하여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과학과 정치가 무관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과학에 대한 다양한 이해와 그로 인한 사회적 인식과 구성이 상당히 긴밀한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역사적 사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과학기술에 대한 전문성이 없다 하더라도 인문학자들은 과학기술에 대하여 매우 긴밀한 견해와 대화를 취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여기에서 얻을 수 있다. 왜냐하면 결국 과학기술은 인간의 문제에 대한 과학적, 사회적, 문화적 해법의 일환이며, 결국 인간의 인생, 사회제도, 그리고 문화-정치적 삶에 긴밀하게 연동되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위 글은 이화인문과학원 탈경계인문학 연구단 제109회 콜로키움에서 김태연 선생님이 발표한 내용의 요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