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12
_김태연
본 연구는 간학문적 작업을 가능하게 한 스위스의 분석심리학자 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 1875-1961)의 심리학이 구성해내는 과학과 종교의 교차지식장에 대해 살펴보았다. 융은 자연에 대한 자연과학적 지식과 마음에 대한 종교적 지식의 융합의 길을 개척해 나아갔는데, 융 심리학이 창출한 인식론은 시스템이론과 사이버네틱스 분야를 새롭게 개척한 그레고리 베이트슨(Gregory Bateson, 1904-1980)과 같은 학자에게는 데카르트의 심신이원론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본 연구는 먼저 융이 직접적으로 언급한 학제(學際)에 대한 논의에 주목하여 그가 분트와 프로이트와 같은 이전 세대 심리학의 성격과 한계를 어떻게 바라보았는지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우리는 융 자신이 심리학의 지식판도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었는지, 그가 어떠한 문제의식 속에서 심리학을 자연과학과 대면하면서 독자적인 자리를 확보하는지를 발견하고자 했다. 다음으로는 융이 절대적이고 객관적인 진리를 답보한 것으로 인식되는 자연과학에 대해 어떠한 비판적인 시각을 가졌었고, 어떻게 새로운 방식으로 ‘과학’을 재구성하는지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를 통하여 종합적으로 지식장과 간학문적 교차공간으로서의 융 심리학이 과학과 종교의 대화 가능성의 출발점으로서 어떻게 자리매김하는지에 대해 고찰해보았다.
위 글은 이화인문과학원 탈경계인문학 연구단 제92회 콜로키움에서 김태연 선생님이 발표하신 논문의 요지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