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17
_이찬웅
이 글에서는 들뢰즈의 관점에서 트랜스/포스트-휴머니즘에 대한 몇 가지 비판적인 논평을 하고자 한다. 들뢰즈가 인간의 삶에 미치는 비-인간적인 힘의 작용, 즉 동물과 기계적인 힘을 강조할 때, 그의 사유는 스피노자와 니체의 전통을 잇는 선상에서 일종의 반-인간주의와 자연주의를 함축한다. 그의 반-인간주의는 포스트/트랜스-휴머니즘과 쉽게 혼동될 수 있다. 그는 현대철학자들 중에서 누구보다 인간과 기계가 혼합되는 배치물을 적극적으로 긍정한 사상가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철학적 입장은 보다 복잡하고 미묘하다. 그는 신체에 대한 서구의 전통적인 또는 주류적인 개념에 반해 새로운 개념을 제안한다. 주류적인 관점이란 유기적, 형상적, 진화적(organic, formal, evolutive)인 것을 의미하는데, 이 세 가지 각각의 특성에 대비해 들뢰즈의 관점을 살펴보도록 하자. 그것은, 기관이 아니라 힘의 관점에서, 혼종성이 아니라 변용태의 관점에서, 진화(evolution)가 아니라 역행(involution)의 관점에서 보는 것을 의미한다.
위 글은 이화인문과학원 탈경계인문학 연구단 제100회 콜로키움에서 이찬웅 선생님이 발표하신 논문의 요지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