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6.23
_김연수
탈경계 지식 형성 연구부에서 ‘근대’를 ‘지식’의 관점에서 재사유하면서 한국인문학의 미래 지형을 모색하고자 한다. 동아시아 지식팀에서는 한국과 동아시아의 근대를, 글로컬 지식팀에서는 서구의 근대를 ‘지식, 지식형성, 지식의 변이’ 관점에서 고찰한다. 3단계 아젠다 수행을 위하여 아래와 같은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1) 서구의 근대를 언제로 상정할 것이며, 서구의 근대 지식 형성, 변이 등을 고찰하려면 무엇을 대상으로 하여야 서구의 근대 문제를 효과적으로 성찰할 수 있을까? 구체적으로 무엇에 초점을 맞출 것인가?
2) 또한 이러한 질문과 함께 풀어가야 할 우리의 과제는 2단계까지 주로 관심으로 쏟았고 현재에도 탈경계 지식형성 연구부의 방법론, 즉 동아시아 지식팀과 글로컬 지식팀의 연구를 매개해줄 수 있는 방법론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비교와 번역’의 문제이다. 서구의 근대 지식문제에 연구의 방점을 찍으면서 동시에 ‘비교와 번역’이라는 방법론적인 연구 과제를 수행하는 근거도 함께 논리적으로 설명해낼 수 있는 공동연구 전체의 플롯이 필요하지 않을까?
오늘 이 자리에서는 우선 질문 1)에 집중해서 생각해보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이 문제를 사유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독일 소설이 있다. 바로 Daniel Kehlman(1975~)이라는 젊은 작가를 세계적인 작가로 만들어준 그의 소설 <세계를 재다 Die Vermessung der Welt>(2005) 이다. 이 작품을 한마디로 소개하라고 한다면 ‘18세기 독일 정신사의 베일을 벗기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역사적인 두 인물 가우스와 훔볼트의 전기를 다루면서 18세기 자연과학 담론, 계몽 철학적 의식, 그리고 다시 지식인들의 네트워크를 보여주고 있다. 이 두 학자의 이야기는 유럽 제국주의 역사, 나폴레옹의 유럽 정복에 저항하며 민족의식을 키워가고 있는 독일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빌헬름 통치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작품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기 이전에 왜 이 작품을 통해서 위의 질문1)을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려고 하는지 그 이유, 혹은 이 질문의 배경에 대해서 먼저 간략하게나마 언급하고자 한다.
위 글은 이화인문과학원 탈경계인문학 연구단 제87회 콜로키움에서 김연수 선생님이 발표하신 논문의 요지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