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19
_송태현
사회생물학 창시자인 미국의 에드워드 윌슨(Edward O. Wilson)은 <통섭. 지식의 대통합(Consilience. The Unity of Knowledge)>(1964)에서 인문학과 자연과학 사이의 ‘통섭(統攝, consilience)’을 제창했다. 이 책은 미국에서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지식의 본유적 통일성(the intrinsic unity of knowledge)’을 상정하는 윌슨에게 통섭은 지식의 통일(unification)을 위한 열쇠이다. 본 발표문은 윌슨이 통섭에 대한 하나의 실례로서 제시한 ‘예술에 대한 통섭적 설명’에 초점을 맞추어 그의 ‘통섭’을 고찰한다. ‘인간 본성’과 ‘후성 규칙들’ 이론에 토대를 둔 윌슨의 예술에 대한 통섭적 설명은 심리학자 카를 융이나 노스럽 프라이와 같은 원형비평가들이 발전시킨 ‘원형(archetype)’ 이론과 상통함을 지적하고, 윌슨의 작업이 지닌 한계를 지적한다. 예술은 원형의 담지자일 수 있고, 또한 그 원형으로써 감상자에게 감동을 고취하는 매개체일 수 있지만, 예술은 그 이상이다. 예술 작품에서 획득할 수 있는 미학적 경험들은 다양하다. 다양한 비평의 갈래가 존재하는 것은 예술 작품이 그만큼 ‘복잡계(complex system)’의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예술에 대한 윌슨의 접근 역시 생물학적 환원주의로서, 하나의 ‘만능열쇠’로 모든 예술 작품의 문을 열고자 하는 ‘환원주의적 접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위 글은 이화인문과학원 탈경계인문학 연구단 제92회 콜로키움에서 송태현 선생님이 발표하신 논문의 요지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