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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2007-2010): 인문학 패러다임의 성찰과 탈경계 인문지식의 생산

이화인문과학원의 ‘탈경계 인문학’ 연구는 세계화 시대에 지구상에 존재하는 각종 ‘경계’ 넘기 혹은 가로지르기 현상들을 인문학적으로 재성찰하는 한편, ‘트랜스’(trans) 현상이 갖는 잠재력을 적극적으로 조명함으로써 현 사회와 문화의 변동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인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제시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10년으로 기획된 ‘탈경계 인문학’ 연구의 1단계 3차년은 아래와 같이 설정되어 있다. 
- 1차년 : 탈경계 문화현상과 새로운 인문학의 가능성 모색 (2007.11-2008.10) 
- 2차년 : 인문학텍스트로서 탈경계 문화현상의 심층연구 (2008.11-2009.10) 
- 3차년 : 사회적 활용을 위한 탈경계 인문학 모델 구축 (2009.11-2010.10)

이런 연구주제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최근의 연구 동향은 다음 세 가지로 진행 중이다.


첫째, 경계/ 탈경계의 개념 연구 및 이론적 접근 시도

이 연구는 아젠다의 기초를 이루는 ‘경계’를 둘러싼 현 세계의 사회 문화 현상의 규명을 위한 기본 개념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또한 현 사회 속에서 문화의 경계 및 탈경계 현상을 포착함으로써 각기 상이한 문화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다문화주의, 상호문화성, 초문화성 개념에 대한 논쟁적인 연구의 이론적 기초를 제안하고 있다.


둘째, 세계, 인간, 매체를 구성하고 있는 각종 경계들에 대한 비판적 검토 및 담론 제시

이 연구는 현재 ‘민족/국가’, ‘남성/여성’, ‘다수자/소수자’ 문제에 집중하여, 각각의 생성 구조와 그 사회 문화적 재현에 대한 연구로 진행되면서 심화된 주제로 발전하고 있다. 민족/국가의 경계 연구는 지역화의 위력이 ‘민족’이라는 키워드로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작용하는 민족 이데올로기로의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다. 남성/여성의 경계 연구는 젠더 패러다임의 도입을 통해 주체와 타자의 경계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이런 관점은 다수자/소수자의 경계 연구의 토대를 제공하고 있다.


셋째, 탈경계적 현상 분석을 토대로 새로운 인문학 연구의 방법론 제시

이 연구는 탈경계적 사회ㆍ문화 현상, 즉 민족/국가의 경계를 넘나드는 노동력의 이동과 ‘이주’현상을 문제 삼으며 지구화라는 현실적 맥락에 젠더 질서가 반영, 재생산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또한 재현의 차원이나 매체에 있어서의 탈경계 현상 연구에도 주목하고 있는데, 전통적인 재현의 방법론을 넘어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하는 매체에 대한 분석, 매체 간 경계 넘기에 대한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지구지역성 : 인문학텍스트로서의 지구지역성 심층연구

지구화시대 다양성·혼종성·역동성의 탈경계적 문화변동을 ‘지역성’과의 연관 속에서 관찰·분석하고 지구·지역간의 대립과 충돌을 극복·치유하기 위한 문화 소통의 인문학적 패러다임을 개발하고자 하는 지구지역성 분과의 2008년도 연구 목적은 ‘문화의 경계와 탈경계’ 현상 전반을 인문학적으로 재검토하는 것이었다.


구체적인 연구 경향은 문화적 경계개념, 민족/국가, 탈민족 담론의 인문학적 고찰, 문화간 접촉과 갈등, 교류 과정으로 대변되는 문화번역의 문제 등을 다룸으로써 지구화 시대 세계질서에 대한 다양한 인식형태, 기존의 유형론적 분류와 특정담론의 문화적 컨텍스트를 분석, 비판해내고자 하였다. 그리고 ‘지구화와 문화적 경계들: 탈경계 문화변동 현상의 비판적 재검토(Globalization and Cultural Borders)라는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여 해외 저명학자들과 세계화의 확산과 자본주의 그리고 한국사회를 재검검할 기회를 가졌으며, 이를 기회로 탈경계인문학 구축을 위한 학문의 장을 마련함과 동시에 탈경계인문학을 사회로 확산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다.

지구지역성분과의 2009년도 연구사업은 인문학텍스트로서의 탈경계 ‘지구지역성’ 심층 연구라는 목표 하에 2008년도 연구를 심화, 확장시키고 있다. 탈식민, 탈민족적 상황에서도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는 민족주의, 민족/국가 문제를 재고하고, 지구화시대 디아스포라와 문화경계, ‘중심’과 ‘지역성’의 문제, 지역문화의 중층성과 정체성 심층연구, 지구화시대 인간과 생태환경의 탈경계현상에 대한 인문학적 고찰 등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지구화 확산에 따른 생태환경의 변화가 전지구적 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자연과 인간 사이의 경계에 대해 인문학적으로 성찰하고 학제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인간중심주의와 생태 위기의 관련성 연구, 인간-자연, 역사-자연, 지구-우주, 생명-물질의 교호성에 대한 심층적 검토와 비판이 이루어지고 있다.

젠더 : 젠더(무)의식과 문화텍스트 분석

젠더분과는 탈경계적 젠더패러다임의 도입을 통한 ‘공존’의 인문학의 체계화와 실천이라는 커다란 목표를 향하여 단계별, 그리고 연도별 목표를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1단계의 목표를 ‘젠더패러다임 도입을 통한 탈경계인문학의 연구모델 구축’에 두고 2008년도와 2009년도의 연구를 전개하고 있다.


2008년도에는 전체 젠더분과 연구활동의 초석을 놓는 활동으로서 전체적 연구의 틀을 잡아가는데 중점을 두었다. 구체적으로는 젠더질서를 모델로 다양한 형태의 중심/주변 권력관계들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연구가 진행되었다. 연구결과를 분류해보면 첫째, 인문지식 생산주체와 타자의 역사를 짚어보는 연구로서 타자성과 상호문화성에 대한 성찰을 비롯하여 보다 구체적으로 이주여성의 문화적 사회관계, 그리고 조선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사회언어학적 고찰을 통해본 젠더관계 연구 등이 있다. 둘째, 젠더구성의 계보학적 연구로서 젠더정체성의 재현, 즉 여성성과 남성성의 발현을 분석하는 연구 성과물이 나왔다. 셋째, ‘자연’에 대한 젠더관점의 성찰과 문화담론으로서의 젠더에 관한 연구물이 하나의 범주로 꼽힐 수 있다.

2009년도의 전체적인 연구주제는 ‘젠더 (무)의식과 문화텍스트 분석’이며 이를 위해 의식·무의식적으로 실현되는 문화권력의 다층적 교차와 소수자의 행위성을 분석한다. 특히 2009년도에는 ‘타자의 문화정치학’을 주제로 하여 국제학술대회가 개최된다. 이 학술대회를 통해 그동안 젠더분과에서 다양한 학문적 관심을 모아 젠더 관점에서 ‘타자’와 ‘타자성’에 대해 논의함으로써 젠더 의식과 문화텍스트로서의 타자적 존재에 대한 성찰을 심도있게 해보는 계기로 삼고 있다. 이와 함께 여성문화 남성문화를 비롯한 일상문화와 문화권력, 그리고 문화혼종성에 대한 개별적 연구를 진행함으로써 3차년도에 구축하고자 하는 탈경계인문학의 젠더모델에 토대가 되는 연구 성과물들을 축적하고 있다.

다매체 : 하이테크 다매체 문화의 현장 분석

다매체 분과는 「매체의 다원화와 문화 지각변동 연구」라는 1차년도(2007년11월~2008년 10월) 목표 하에, 매체의 다원화로 인해 변화된 문화지형에 대한 점검을 통해 ‘융합의 인문학’ 구축을 위한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기술의 발달과 매체 변동의 상관관계 분석’, ‘탈활자 문화의 전개 양상’, ‘매체발달에 따른 예술 영역의 재편’, ‘매체기술의 발달에 따른 인간관의 변화’라는 중주제를 설정했고, 철학, 기술철학, 예술, 영화, 만화, 사진, 문학, 광고 등 다양한 학제적 분야를 가로지르는 연구결과물이 나왔다.


다매체 분과 연구자들은 활자문화와 영상문화, 이미지와 텍스트의 관계성, 문화예술분야의 매체전이 현상과 문화권의 이동, 주네트의 팰림프세스트를 상호매체적 개념으로 전환한 연구 등을 통해 매체 간 전이와 융합이라는 탈경계 문화현상을 세밀하게 조명했으며, 이를 통해 상호매체성 이론, 이미지와 텍스트의 분석 이론, 매체 미학 이론의 심화에 기여했다. 1차년도 매체 문화의 지형도 점검을 통해 2차년도 본격적으로 뉴미디어 문화의 현장 분석으로 나아가기 위해, 다매체 분과원들 간의 밀도 있는 세미나와 더불어 전문가 초청 콜로키움, 해외 석학 강연을 개최하여 연구의 방향을 넓혔다. 

2차년도(2008년 11월~ 2009년 10월 )에는 「하이테크 다매체 문화의 현장 분석」이라는 목표 하에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다매체 문화의 첨단 현상을 분석하여 ‘융합의 인문학’의 방향을 구체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문화예술 영역의 매체 간 탈경계 현상 연구’, ‘다매체 문화 컨텐츠에 나타난 인간의 자화상 분석’, ‘탈경계가 만들어낸 새로운 경계들에 대한 비판적 검토’라는 세부 주제를 설정하여 연구를 진행해나가고 있다. 5월에는 “인문학적 시각에서 본 인터페이스-접속, 창조, 소통”이라는 주제로 국내학술대회를 개최하였다. 다매체 문화 현장의 중요한 핵심 키워드로 ‘인터페이스interface’를 제시함으로써, 기존의 기계/기술 중심적인 인터페이스 논의를 새로운 지평으로 확장하고자 했으며, 분과학문의 경계 뿐 아니라 학문과 일상의 경계를 넘어선 논의를 진행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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