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일(금)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서촌 이상의 집에서 출발하여 서촌 일대에 펼쳐져 있는 조선 시대 예술 풍경을 거닐고 노니는 미학기행이 박낙규(전 서울대)와 이찬웅(이화여대) 교수와 함께 진행됩니다.
○ ‘서촌’은 조선왕조를 통하여 정치권력의 중핵인 장김(壯金)의 세거지(世居地)이었고, 중요 철학논쟁인 낙론(洛論)의 본거지이었으며, 안평대군 이래 주거(住居)와 별장이 모인 원림(園林)의 군락을 이룬 곳이었습니다. 아울러 시문학을 주도한 백악시단과 진경산수를 창시한 겸제 정선의 교유지 이었으며, 이들이 ‘시화상간(詩畵相看)’하던 위항인(委巷人)들의 풍류지였습니다. 다시 말해서 서울의 6백년 역사를 통하여 인문적 퇴적의 층이 가장 두껍고, 그 밀도가 가장 짙은 현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서촌의 미학 기행에서는 여기서 창조되고 향유되어온 시(詩)와 그림과 원림 사이에서 아(雅)문화의 주인이었던 ‘선비’들이 ‘어떠한 삶을 살며 꿈을 꾸고 노닐었는가(遊)’라는 물음을 던지는 것으로 ‘선(線)’을 긋기 시작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 어느 근대시인의 집에서 출발하여 수성동 계곡과 자하문을 거쳐 다시 청풍계로 내려오면서, 진경산수를 중심으로 당시 선비들의 삶과 꿈의 공간을 현재의 공간 속에서 추체험(追體驗)하고, 그 의미를 새겨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