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라이제이션은 지역과 국가, 인종, 사회의 특수성을 넘는 강한 추동력으로서 전지구적으로 확산되어, 한국 사회도 예외 없이 기존의 삶의 지형이 근본적으로 변화될 수밖에 없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이 한국 사회 여성들의 삶의 조건을 어떠한 방식으로 변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탐구는 이론적 차원뿐만 아니라 실천적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의식에도 불구하고 글로벌라이제이션의 과정과 그 결과에 대해서는 일반적 전망 이상의 구체적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아 왔다.
총괄과제로 제시된 "글로벌라이제이션과 한국 사회에서의 성의 정치학"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라이제이션 과정에서 세롭게 구성되는 여성 주체성을 이론화하고, 이러한 변혁의 역사적, 문화적, 정치경제학적 측면들을 여성의 경험과 연결시켜 여성주의 시각에서 평등을 위한 대안을 모색한다. 이러한 모색은 실질적인 성평등을 기존의 제도, 사회, 국가 간의 경계를 초월하여 이루어지는 물질이나 이미지의 생산을 통해 새롭게 구성되는 삶의 형태와 정체성의 변화라는 맥락 속에서 재정립되어야 한다는 평가에 기반한 것이다.
이 같은 총괄과제의 첫 번째 세부 과제인 "한국의 근대성과 가부장제의 변형"은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경험을 읽어낼 수 있는 개념과 분석틀을 재구성하고 그를 통한 성평등의 조건을 모색한다.
이 세부과제에서의 일차적 작업은 근대 이후 왜곡되어진 여성에 대한 관념과 여성 주체를 수정하고 여성의 경험을 가시화시킴으로써 주체적 존재로서의 여성을 복원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구체적으로 근대 초기와 식민지 시대, 그리고 최근의 신자유주의 물결이 확산되는 시점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삶의 조건들에 변화를 가져온 기제와, 그 과정에서 국가와 여성운동, 그리고 유교문화 등이 어떠한 방식으로 그러한 기제들과 관련을 맺는가에 대해 파악한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전통적 가부장제가 변형되는 방식, 그리고 여성문제에 대한 인식의 변이 양상들을 추적해 들어간다. 이러한 탐구방식은 글로벌라이제이션 이라는 새로운 현대화의 기획에서 야기되는 성의 정치학적 논점에 대해서 유효한 해석의 빛을 던져줄 것이다.
한편, 제 2 세부 과제인 "정보 매체의 글로벌라이제이션과 성별 정치학"에서는 과학기술 문명의 양대 토대인 정보기술과 매체기술의 발전에 따른 다양한 문화 현상들에 대한 진단과 그 의미구조를 명확화 하기 위한 종합적인 성격의 연구를 수행한다. 즉 개별 과제별로 정보과학 철학적 배경 논의, 여성주의 문화이론, 문화 산업론, 영상이론, 수학정보 사용자 교육 등의 분야에서 전지구적 정보소통으로 인한 영향력을 심층적으로 성찰하고 이를 학제적으로 통합함으로써 정보화 사회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마지막으로, "글로벌라이제이션과 여성의 시민권"을 연구하는 제 3 세부과제에서는 글로벌라이제이션이라는 보편적 흐름 속에서 양성평등적인 여성 시민권의 실현을 위해 글로벌라이제이션의 추세가 법·정책·제도·지역사회·여성운동, 공사영역에 미치고 있는 영향과 변화를 성의 정치학이라는 관점에서 탐구함으로써 글로벌라이제이션에 기반한 변화들이 양성평등의 정치적 결과로 연관되기 위해 요구되는 이론적, 실천적, 정치적 조건들을 제시하고자 한다. 따라서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라이제이션의 역사적, 물리적, 정치경제학적 측면들을 여성의 경험과 연결시킴으로써 성평등을 위한 대안을 모색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