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번호
1998237
일 자
15.05.19
조회수
576
글쓴이
교양영어실
2007 Winter EEC 후기
이지희 (2007 Winter EEC, Violet)

한달 간의 이화 영어 캠프를 통해 저는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합숙을 바탕으로 한 영어 상용화는 제가 영어에 익숙할 수 있도록 해주었고, 외국인 교수님들과 TA, 그리고 튜터들과의 대화에서 정확한 발음과 표현능력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캠프는 영어수업과 동시에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교실 영어를 벗어난 여러 가지 상황에 맞는 영어를 구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12월 초, 이화여대 수시합격을 끝으로 모든 입시를 끝내고 무엇을 하며 남은 방학을 보낼까 고민하고 있던 제 앞으로 편지 한 통이 도착했습니다. EEC! 이화여대에서 주최하는 영어 캠프였습니다. 배치고사를 통한 분반과 각 반 15명 정원, 실력 있는 교수님들과 다양한 활동들은 고민하던 저를 사로잡기에 충분했습니다. 저는 일말의 망설임 없이 참가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EEC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영어로 진행했습니다. 수업은 물론이거니와 일상에서의 소소한 대화에도 우리는 영어를 사용했습니다. 캠프가 시작되기 전만해도 ‘설마 룸메이트한테도 영어를 쓰겠어?’ 했었습니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했던가요, 제 룸메이트는 방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Nice to meet you! 했습니다. 한국사람들이 서로 영어를 쓰는 것이 많이 어색하고 힘들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캠프 참가자 모두가 영어를 배우겠다는 열정으로 우리는 자연스럽게 영어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마치 영어를 제외한 다른 언어는 할 줄 모른다는 듯 말이죠. 여기서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참가자의 대부분이 영어를 잘하는 입장이라기 보다 영어를 배우고자 하는 상태였기 때문에 유창한 말하기는 기대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서로의 의사를 이해하기 어려울 때도 더러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이러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차라리 학원을 다니면서 정확한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선생님의 도움을 받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저의 이런 생각은 일주일이 지나고 이 주일이 지나고 마지막 주가 되었을 때는 확연하게 변했습니다. 저의 의사를 친구에게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여러 번 얘기를 해보면서 바른 표현을 익히고 유창성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EEC의 꽃은 study hall이었습니다. 저희는 스케줄이 끝난 저녁시간에 외국인 교수님, 교환학생들과 3시간 가량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때는 정확한 발음과 표현을 교정 받을 수 있었고, 해외에서 온 교환학생들과 얘기하면서 영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외국인들과의 대화에 익숙해 질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캠프 초기에는 study hall의 분위기가 그렇게 차분할 수가 없었습니다. 영어에 자신이 없어서, 서로가 익숙하지 않아서 20명 남짓한 인원이 한 자리에 모였음에도 불구하고 study hall은 너무나 조용했습니다. 하지만 둘째 주가 지나고 셋째 주, 넷째 주가 되었을 때의 study hall은 활기 그 자체였습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자신감에 찬 우리의 영어는 우리가 여유롭게 대화를 할 수 있게 했고, 심지어는 농담을 하고 함께 웃을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EEC의 또 다른 매력은 다양한 커리큘럼이었습니다. 합숙 영어 캠프인 만큼 우리가 초중고에서 배워온 교실 영어에서 벗어나 다양한 상황에서의 영어 사용을 위해 매주 특별한 활동들을 했습니다. 여섯 개의 반이 팀을 이루어 팀 주제가 만들기, 구호 만들기, 장기자랑, 생일파티 등을 하면서 생활 속의 영어를 익힐 수 있었습니다.
수업시간에 배운 새로운 단어들을 익힐 수 있는 단어 시험을 빼 놓을 수가 없겠죠? 우리는 매주 한번 단어시험을 쳤습니다. 쪽지 시험 형태로 많지 않은 문제들을 푸는 것이었는데 문제 형태가 종래의 단어 시험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영어를 보고 한국어 뜻을 적는 어떻게 보면 효율성이 떨어지는 시험과는 달리 문맥과 상황을 이용해 문제를 푸는 색다른 방식의 시험지를 받았습니다. 처음 시험지를 받았을 때는 적잖이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한 번, 두 번이 지나면서 단어란 이렇게 외워야 하는 것이구나 하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EEC는 저에게 비단 영어 실력을 향상하도록 도와주었을 뿐 아니라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기회 또한 주었습니다. EEC에서 만난 언니들과 이제 동기가 될 친구들은 제가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데 대한 두려움을 무한한 기대로 바꾸어 주었습니다. 언니들의 진심 어린 조언과 학교 생활에 대한 이야기들, 친구들과의 돈독한 우정은 제가 이화에서 보내게 될 날들을 더욱 값지고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저는 요즘 토플 고득점 취득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물론 캠프에서 만난 언니들과 친구들과 함께요. 우리는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서로 지적해주고 함께 배우면서 즐겁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EEC가 저에게 준 선물입니다. EEC를 통해서 저는 많은 것을 얻었고 또 얻어갈 것입니다. 지난 한 달, 유난히 추웠던 겨울이 우리들의 웃음과 열정으로 데워질 수 있었던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이 글을 빌어 EEC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이화여자대학교 홍영예 교수님과 교양영어실 관계자분들, 그리고 잊지 못할 한 달을 만들어준 외국인 교수님들과 언니들 친구들에게 고맙단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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