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부터 4년간의 유훈통치기간을 거쳐 1998년 김정일정권이 공식출범함으로써 올해로 김정일시대 15주년을 맞았다. 김정일시대의 가장 큰 변화는 7․1경제관리개선조치를 발표하고 실리사회주의 구현을 목표로 삼은 것이다. 실리사회주의란 사회주의적 원칙을 고수하면서 실리라는 효용성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이는 정치에서의 선군과 경제에서의 개혁이라는 이상과 현실의 동시과제를 의미한다. 이러한 모순적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 북한은 국가의 사회보장비용을 줄이고 그 공백을 개인이 충당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국가보장제에서 개인책임제로 전환하는데 따른 부담의 최종책임자는 바로 여성과 가족이다. 이 같은 실리사회주의로 여성과 가족에 나타나는 변화를 해석하는 것이 본 총서의 기획의도이다. 결국 북한이 실리사회주의를 추구하면서 과거 사회주의 원칙의 ‘지속’과 현재 실리의 ‘변화’를 어떻게 조합시키고 있는지, 이에 따라 여성과 가족의 삶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에 관한 탐구가 이 책에 담기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