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회화 수업을 듣고 싶어서 외부에서 진행되는 수업을 포함하여 다양한 스피킹 프로그램들을 알아보았었다. 그중 교내에서 진행되는 스피킹 마스터 프로그램(SMaP)의 수업 구성과 시간이 가장 마음에 들어서 이 프로그램을 신청하게 되었다.
나의 영어 회화 실력은 0에 수렴했다. 역시나 예상했던 것처럼 첫 수업 때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질문에는 Yes/No로밖에 답할 수 없었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오직 조원들의 대화를 경청하는 것뿐이어서 조원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나도 너무나도 함께 대화하고 싶었다. 내 생각을 함께 공유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나는 이곳에서 그 누구보다 가장 큰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고 이렇게 SMaP 첫 주는 나에게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었다.
둘째 주는 자신감이 떨어졌던 한 주였다. 조원들과 주어진 주제를 가지고 영어로 대화하는데 어떤 말도 할 수 없었고 문장이 아니라 영어 단어만 겨우 말하는 나 자신이 너무 답답했고 부끄러웠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포기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수업 시간에 말하고 싶었지만, 영어로 표현하는 법을 알지 못해 하지 못했던 말들을 집에 와서 번역기를 사용하여 확인하고 암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셋째 주는 가장 큰 고비였다. 노력은 하고 있는데 영어 회화 실력은 향상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제자리걸음인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여전히 영어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때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나에게 영어 회화는 언젠가는 극복해야 하는 산이었고 SMaP은 이런 나에게 좋은 기회였기 때문에 그만두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계속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영어 말하기를 잘하지 못해도 주눅 들지 않게 용기를 북돋아 주신 교수님과 튜터님 덕분이었다.
타이트했던 3주가 지나고 마지막 주가 되었는데 이때가 가장 눈에 띄게 성장을 보인 한 주였다. 용기를 내 대화를 이어 나갈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신기한 경험을 하나 했는데, 질문을 받고 한국어로 생각한 다음 머릿속에서 이를 다시 영어로 번역한 것이 아니라 영어로 생각하고 영어 문장으로 바로 답변했다. 하루의 많은 시간을 영어만 사용하다 보니 머릿속이 영어에 적응한 듯하다.
SMaP 기간 동안 교환 학생으로 외국에 온 것 같았다. 하루 종일 영어만 들리고 쉬는 시간에도 영어가 들리고 심지어 끝나고 집 가는 길에도 다들 영어로 대화한다. 월화수목 하루에 4시간 동안 영어로만 말해야 하는 환경은 영어 말하기 실력을 향상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SMaP 수업은 영어로 말할 기회가 많고 구성이 다양해서 지루하지 않게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영어 회화를 연습할 수 있다. 그리고 사전에 진행된 테스트를 기반으로 반이 나뉘기 때문에 실력 상관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마지막으로 이 프로그램을 앞둔 이들에게 “절대 부끄러워하지말고 무조건 자신있게, 최대한 많이 말하세요!” 라고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