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1단계 '글로벌라이제이션과 한국 사회에서의 성의 정치학'에 이어서 진행되는 2단계 연구이다. 2단계 연구에서는 지구화를 지역성과의 통합 속에서 전개되는 양상으로 파악함으로써 1단계 연구를 보다 심화ㆍ발전시켜 가고자 한다. 삶의 위기를 심화시키는 동시에 새로운 기회로도 작용하고 있는 지구화를 성평등 확장과 개인 및 시민사회의 질적 고양을 가져올 수 있는 새로운 도전으로 이해하고 이에 대응하고자 할 때, 그 도전의 소재와 거점은 지역이 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심화된 문제의식에서 2단계 연구는 지구화 시대의 지역 정치학과 여성이라는 주제 하에 다음과 같은 3 세부과제를 수행한다.
1) 지구화 시대의 공공정책과 여성
2) 지구/지역 공간에서의 성별 정치학
3) 지구화 시대의 대안적 가치 탐색
제 1세부과제인 <지구화 시대의 공공정책과 여성>에서는 지구화가 국가기능에 가져오고 있는 변화에 따라 공공정책에서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하고자 한다. 첫째로 지구화는 여성정책, 노동정책, 여성환경정책, 여성건강정책, 지역 정책 등과 같은 여성관련 공공정책에 어떠한 영향을 주고 있으며, 지구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공공정책이 있다면, 그 정책들은 무엇이며 지구화와 지역 간의 어떠한 역학관계 속에서 입안되고 실행되는가, 둘째 이와 같은 공공정책의 변화 양상은 여성 경험에 어떤 긍정적, 부정적 변화의 함의를 지니는가, 셋째 성평등 실현을 위한 도전으로 지구화를 활용하고자 할 때 요구되는 정책은 어떤 것이며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요구되는 전략은 어떤 것인가 등을 학제간적으로 탐구하고자 한다.
제 2세부과제인 <지구/지역 공간에서의 성별 정치학>은 20세기 말 이래 본격화된 지구화의 특성 중 특히 자유로운 자본의 이동을 기본 축으로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인적, 물적 이동에 초점을 맞추어 지구화와 지역의 역동적 관계를 추적한다. 넓게 아시아 지역에서의 지구화 현상을 연구대상으로 삼는 본 세부과제는 지구화 시대의 국민국가의 변용, 특정 여성 집단들의 이동과 새로운 경험 및 정체성 구성, 지구화 문화산업과 지역적 대응전략, 전지구적 단위의 소비유통에 대한 지역적, 여성주의적 소비문화 대응 등을 구체적으로 고찰하게 될 것이다. 제 3세부과제인 <지구화 시대의 대안 가치 탐색>에서는 양성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지구화를 넘어서 여성과 남성의 평등하고 행복한 삶의 질을 고양시키고 타자와 공동체적 관계에 대한 감수성을 회복할 수 있는 대안 가치를 탐구하고자 한다.
2단계 연구는 1단계 연구의 문제의식을 보다 심화, 발전시키는 것으로 지역적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던 1단계 연구에서 더 나아가 '지구적인 것'과 '지역적인 것'간의 역동성이 성(gender)과 만나는 교차점에서의 여성 경험을 연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같은 연구 목표에 맞추어 위의 세가지 세부과제 연구주제를 구성했다. 개별 연구들은 이 목표에 맞추어 1단계 연구를 심화시키기도 하고 새로운 연구 영역으로 연구 범위를 확장시키기도 하면서 1단계 연구와의 발전적 연관성을 확보하고 있다.
지구화는 이제 거의 모든 생활영역에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러한 현 상황에서 2단계 연구는 1단계 연구의 결과를 심층적으로 활용, 발전시키는 한편 지구화가 창출한 변화의 범위와 규모 및 특성에 상응하여 연구 범위를 확장시킴으로써 1단계와의 이중적 연관성을 확보하고자 한다. 2단계에서 새로 확장된 연구 주제들은 소비, 대중문화산업의 지역화 현상, 반(反) 지구화 담론 등이다. 또한 1단계 연구가 서구 중심적 지구화 담론의 일방적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초를 닦는 데에 몰두했다면 이제 2단계에서는 이 기초를 기반으로 동아시아 및 한국 여성의 주체적인 지구화/지역 담론 형성에 주력하고자 한다.
따라서 2단계의 연구주제들은 1단계 연구 결과를 방법론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가장 효과적인 형태로 발전, 확대시키려는 학문적 의도에서 개발되었다. 마지막으로 1단계와 2단계 간의 상호 연계성과 더불어 강조해야 할 것은 2단계 연구는 1단계 연구보다 한층 더 강도 높고 치밀한 학제간 연구를 전망하고 있으며 이로써 한국사회의 여성들이 요청하는 지구적/지역적 차원에서의 능동적이고 창의적이며 탈가부장적인 미래 전망에 보다 포괄적이고 바람직한 지향점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