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성은 양비론도, 불공정 보도 면죄부도 아니다”
“검색 플랫폼, 잘못된 정보․음모․선전 생태계 조장”
“AI, 몇 년 안에 온라인 콘텐츠 90% 이상 생산”
스티브 던바 존슨(Stephen Dunbar-Johnson) 뉴욕타임스 인터내셔널 사장이 지난 21일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가 주최한 명사초청 특강 기조연설문에서 “뉴욕타임스에서 독립적 저널리즘은 사실이라고 생각했던 것과 다른 결과가 나오더라도 기꺼이 사실을 따르려는 의지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저널리즘을 위해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관점에 대해 공감하고 회의적으로 접근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또 “합리적인 논쟁의 여지가 있는 경우, 독립성이란 독자가 그 모호함을 스스로 이해하고 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독립성은 양비론이나 중도주의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했다. 무엇보다 그는 “(언론의 독립성이란) 부정확하거나 불공정한 보도에 대한 면죄부 카드가 아니다. 저널리스트가 매일 다짐해야 하는 전문적 규율”이라며 “규율은 절차에 뿌리를 두고 있다. 다양한 관점, 다양한 출처로부터의 확인, 이해충돌 금지 같은 윤리 지침”이라고 했다.
그는 “다양한 배경과 세계관을 가진 저널리스트를 포용하는 뉴스룸은 더 많은 기사를 발견하고 (기사에) 통찰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했으며 “(기자들은) 기존의 통념과 집단 사고에 기꺼이 도전해야 한다.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지 않는 진실로 이야기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기사 출고 이후 괴롭힘과 악플의 홍수에서 회복력을 보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리가 항상 옳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불안한 언론의 미래도 언급했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자유 언론은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위험에 직면했다. 인터넷의 부상과 함께 한 세기 동안 뉴스룸을 지탱해 온 광고 모델이 무너져 내렸고, 미국에서는 불과 10년 만에 전체 저널리즘 일자리의 절반 이상이 사라졌다. 대부분이 지역 단위에서 사라졌다”고 우려했다. 그는 “거대 기술 기업인 소셜 및 검색 플랫폼이 그 어느 때보다 가장 강력한 뉴스 및 정보 유통업체가 되면서 이들은 잘못된 정보, 음모, 선전이 넘쳐나는 생태계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어 “인공지능의 부상은 불과 몇 년 안에 전체 온라인 콘텐츠의 90% 이상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공지능의 부상은 진짜와 가짜 사이의 경계를 더욱 모호하게 만들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과거에는 독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출처를 찾았다면,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세계관을 강화하기 위해 사실을 왜곡하는 매체를 찾는다”며 “이로 인해 저널리스트는 독립적인 사실과 진실의 전달자가 아니라 이념적 당파가 되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유 언론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언론은 취약하다. 보호가 필요하다. 독립 저널리즘의 가치를 옹호하는 여러분의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출처 : 미디어오늘(https://www.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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