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탈경계인문학연구단 '문화혼종성과 유동적 정체성' 국제학술대회
문화번역의 방향과 주체 놓고 격론
이화여대 이화인묺과학원과 한국문화연구원이 컨소시엄으로 구성한 탈경계인문학연구단 (HK사업단, 단장 장미영)은 '문화혼종성과 유동적 정체성(Cultural Hybridity and Migrating Identities)'를 주제로 2011년도 국제학술대회를 지난 3일부터 이틀간 이화여대 LG컨벤션홀에서 개최했다.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전지구적으로 문화들이 만나고 섞이는 가운데 기존의 문화정체성을 해체하고 동시에 서로 혼종돼 문화실천이 이뤄지면서 새로운 문화정체성이 형성되는 과정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과 방법론 구축을 목표로 했다. 로버느 J>C 영 뉴욕대 석좌교수의 기조강연 [혼종성과 문화번역의 타자성 ( Hybridity and Otherness of Cultural Translation)] 은 영 교수가 포스트콜로니얼 문화 이론에 있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음을 증명하듯 운집한 청중들의 열띤 질문으로 이어졌다. 영 교수는 서구의 인류학자들이 토착 문화를 ''번역'하던 문화번역을 넘어서서 토착민 혹을 이민자들의 시각에서 거주지문화를 해석하는 역방향의 '낯섬'이 주는 새로움에 직면해 문화 번역은 상이한 문화적 주체들 간의 주고받음을 통해 '상호변혁' 으로 나아가게 하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기조강연에 이어서 세션 1 '포스트)식민 맥락에서 본 혼종적 시공간', 세션 2 '글로컬 문화와 수행적 주체'에서 총 6개의 논문이 발표됐다. 4일에는 '글로컬 텍스트와 탈경계 정체성'을 중심으로 세션 3과 라운드 테이블(종합토론)이 이어졌다. 클레어 알렉산더 런던정경대 교수는 발표문 [결혼시장: 문화혼종성의 성별화]를 통해 유럽사회에서 다문화 주의적 구조에 대한 정치적 담론이 서서히 변화돼가면서 문화혼종성에 매료되는 현상을 보인다고 진단하면서 다문화주의와 문화혼종성 간의 긴장이 특히 결혼 이주를 통해 문화혼종성의 젠더화(gendering)로 나타나고 있음을 3년간 진행하고 있는 영국으로 이주한 벵골 디아스포라에대한 경험연구로 보여주고 있다. 그는 특히 혼종성이 1980년대 이후 최근의 이주 및 정착에서 나타나는 복잡성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방식이었으며 국가, 문화 및 시민권에서 나타나는 균질화 및 배척의 개념을 전복하는 방식이었음을 지적하면서 '아래로부터의' 정체성 형성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문화번역과 혼용의 과정을 강조하고 국가성과 귀속감에 대한 대안적 상상을 위한 열린 공간을 마련하는 개념으로 평가했다. 알렉산더 교수는 문화혼종의 실천적 현장 연구를 바탕으로 단순히 과하게 문화적인 절단과 융합(cut and mix), 또는 복수의 정체성을 찬양하는 설명을 거부함은 물론, 배타적 단일논리 또한 거부하면서 혼종적 삶에 대한 맥락적 해석의 필요성이 진지하게 대두되고 있다고 설명함으로써 문화혼종성에 대한 구체적 성찰을 촉구 하기도 했다. 심보선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정체성, 수행적 주체성, 그리고 탈정체화 정치]를 발표를 통해 정체성 정치와 수행적 주체성의 정치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가능한 대안으로 탈정체화 정치를 제안했다. 그는 탈정체화란 단순히 정체성을 해체하고 부정하는 포스트모던적인 탈주의 논리를 따르는 개념이 아니라 기존의 정체성을 거부하는 동시에 범주화할 수 없고 자본화할 수 없는 정체성, 즉 타자의 입장을 수용함으로써 새로운 정치적 주체의 형상을 전취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정토론자인 진은영 HK연구교수(이화여대)는, 구조에 의한 생산된 정체성으로 구성된 행위자들에게 보다 많은 권능과 자율성을 부여하기 위한 정치 개념이 필요하다며 공돋체적인 수행 능력에 의존하는 수행적 주체성의 정치를 넘어서야 한다는 심 교수의 결론에 동의하면서 다만 버틀러의 수행적 주체성에 대한 이해에서 수행적 정치가 개인성의 차원을 넘어서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이틀간의 발표와 토론을 중심으로 진행된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문화홍종의 구체적인 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 문화번역의 방향과 주체에 초점이 모아졌다. 수행적 주체의 바화위치나 표현방식에 대해서도 발표자간의 다양한 학문적 배경에 따라 흥미로운 해석의 다양성이 도출됐다. 또한 문화혼종의 결과로 나타나는 '새로움'의 정체성은 과연 어떠한 공동체를 함축하는가, 혼종성의 현장에서 문화들 간 가치와 이해가 경합하는 가운데 어떠한 방식의 공존이나 소통이 가능할 것인가를 집중 토론함으로써 문화혼종성과 이를 배경으로 하는 유동적 정체성의 다양한 조합과 중첩적인 구성을 보다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이론틀 구축의 가능성을 타진했다.
이수안 ----------------------------------------------------------이화여대 이화인문학원 . 문화사회학
필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대에서 문화사회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후기근대의 페미니즘 담론]등이 있으며, 논문으로는 [서울도심의 공간 표상에 대한 젠더문화론적 독해]등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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