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협동조합 정책 추진과 성과”

 

협동조합분야: 진성준 (국회의원)

 

I. 한국 협동조합의 역사와 사회적 책무

 

○ 한국은 조선시대 ‘두레’ 등 공동체를 기반으로 하는 협동조직과 ‘계’와 같은 근대 협동조합과 거의 유사한 성격과 조직을 갖춘 협동조직들이 잘 발전됨. 그러나 일제 식민지 당시 ‘계’모임을 금지하고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협동조합을 탄압하여 해방 후까지 전승되지 못함.

○ 한국은 2차 세계대전이후 식민지로부터 독립한 국가 중 유일하게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달성한 몇 안 되는 국가임.이러한 성장의 이면에는 오직 빈곤에서 탈출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저축을 늘리는 국민들이 있었고, 세계시장에 경쟁할 수 있는 대표기업에게 가능한 모든 자원을 몰아주는 국가 주도의 성장정책이 있었음.

○ 이 시기 협동조합은 ‘빈곤탈출’이라고 하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해왔음. 농협, 신협, 새마을금고 등이 국가주도 경제개발정책의 주요한 집행 파트너로서 그 역할을 하며, 고리대 정리를 위한 금융협동조합의 기능을 수행하며 발전해 왔음.

◌ 1987년 이후 한국은 정치적 민주화를 성취했으나, 이러한 정치적 변화와는 달리 국가주도․재벌위주의 성장정책과 사회․경제적 민주화는 제자리, 혹은 악화되었음. 그 이유는 국가의 실패를 시장의 효율성으로 대체하고자 한 신자유주의가 전 사회적으로 확산되었기 때문임.

○ 2008년 경제위기를 겪으며 한국 사회는 신자유주의 문제점에 대한 깊은 성찰이 시작됨. 그 이후 총선, 대선을 거치며 사회적 양극화 해소가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중요한 시대적 과제로 부각됨.

○ 2012년 12월 통과된 「협동조합 기본법」은 이러한 시대적 과제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법적 대전환이라고 볼 수 있음. 한국의 협동조합은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사회적 양극화를 해소하는 새로운 정치경제체제를 만들어 가고자 하는 대안모델로 주목받고 있음.

○ ‘참여연대’, ‘아름다운 재단’ 등 한국의 대표적 시민사회운동을 이끌어 왔던 박원순 서울시장은 ‘협동조합’에 대한 철학과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음. 2011년 11월 시장 취임 이후 사회적 위기 극복의 대안으로 사회적 경제와 협동조합에 대한 인식 확산에 앞장서고 있음.

 

※ 협동조합과 관련한 박원순 서울시장 철학 (2013년 5월 한겨레 인터뷰 중)

“성장 일변도로 가다가 좌초된 지금 사회 상황을 배경으로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같은 것이 시대의 큰 흐름이 되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 경제는 대기업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유효한 것이 이끌고 가는 경제이다.” “혁신은 사회적 경제의 기본이다. 혁신 없이 사회적 문제의 해결은 불가능하다.” “흔히 경쟁을 통해서 혁신이 일어나기 쉽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과도한 경쟁은 굉장한 피로와 피폐화를 가져온다. 협동조합은 구성원이 주인인 조직이다. 사회적 기업은 사회변화의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할 수 있다. 이런 곳에서 오히려 창조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협동은 비효율, 경쟁은 효율이라는 고정관념은 잘못됐다. 협동에 기반한 혁신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II. 서울시 협동조합 육성배경과 정책추진 경과

 

○ 서울시는 빠른 경제성장을 이뤄 왔지만, 그 이면에는 사회적 양극화, 저성장·고실업, 공동체 해체에 대한 불안감이 증대되어 왔음. 특히 서울의 경우 대규모 재개발에 따른 마을공동체 약화, 1인 가구 확대 등으로 인한 다양한 영역의 복지·사회서비스의 수요 부족을 채워줄 사회 서비스 발굴이 필요한 실정임.     

※     서울시 1인 가구 및 주거유형 변화 추이        - 1인 가구 증가 : 223만 (2000년) → 414만 (2010년)        - 주거유형 변화 : 아파트/연립/다세대 63.9%(1995년) → 82.8% (2010년)          단독주택 3.28%(1995년) → 16.2% (2010년)

 

○ 서울시는 협동조합이 경제위기와 사회위기의 순간마다 갈등을 완화시키고, 일자리를 만들고 생산적 복지를 이끌어 왔던 사실에 주목하였음. 협동조합의 도시 볼로냐와 퀘벡 등에서 시민들이 협동의식을 바탕으로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협동조합 간 협력과 네트워크를 통해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고용조정 없이 일자리를 지켜내어 복지의 효율성을 달성한 사례를 지속적으로 벤치마킹해왔음.

 

○ 박원순 제1기 서울시정은 협동조합의 성장기반 및 생태계 조성과 협동조합의 가치를 확산하기 위한 홍보활동에 주력해왔음.

① 서울시 협동조합 활성화 기본계획 발표 (2013. 2)

. 정책비전 선언, 4개 분야 14개 단위사업 추진체계가 마련됨

② 서울시 협동조합 활성화 지원조례 제정 (2013. 3)

. 협동조합 설립과 운영 지원, 협동조합 생태계 조성 노력과 책무, 협동조합상담지원센터 설치·운영 등의 법적 근거 마련

③ 서울시 사무위임 조례개정(2013. 8)

. 지역기반 협동조합 활성화를 위한 신고 등 업무의 자치구 위임

 

III. 서울시 협동조합 정책 비전 및 전략

 

○ 비전 : 협동조합도시, 서울 (슬로건 : 함께 만들고 함께 누리는 희망 서울)

○ 목표 : 시민 누구나 1개 이상의 협동조합 가입으로 협동조합의 일상화

○ 10년 후 서울시 협동조합의 미래 : 서울시 GRDP 5%, 고용비중 8%

- 주요 정책 목표 지표

2013	2015	2018	2022
GRDP 34,161억원(1.20%)	GRDP 55,761억원(2.00%)	GRDP 85,761억원(3.00%)	GRDP 143,761억원(5.00%)
고용비중 : 0.44%	고용비중 : 1.50%	고용비중 : 4.00%	고용비중 : 8.00%
협동조합 : 823개	협동조합 : 2,500개	협동조합 : 5,000개	협동조합 : 8,000개

 

○ 주요 중점 추진과제

- 협동의 가치를 확산하는 홍보체계 마련

- 상담·교육·컨설팅으로 체계적인 종합지원

- 협동조합 성장기반 생태계 조성

- 7대 전략분야 활성화 추진 (공동육아, 돌볼, 보건의료, 주택, 전통상인·소상공인, 베이비부머, 비정규직 노동자)

 

IV. 서울시 협동조합 설립 현황과 운영 실태

 

○ 협동조합 기본법 시행 후 1년간 서울에서 885개(2013.12.1. 기준)의 협동조합이 설립신고를 했으며, 이는 매일 3.7개의 협동조합이 설립된 것임. 이들 협동조합의 평균 조합원수는 15명 정도임.

- 창업기업 수를 기준으로 2000년 벤처 기업의 성장률이 연간 78.3%였다면,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이후 2012년 12월 협동조합법이 제정되면서 협동조합의 성장률은 연간 80%를 상회할 정도로 협동조합이 활성화되고 있는 상황임. (2014년 3월 31일 기준으로는 1,014개)

- 지난 1년간 설립된 협동조합 중 ‘도․소매업 242개(27.3%), 교육․서비스 143개(16.2%), 출판․영상․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 73개(8.2%), 예술․스포츠․여가 70개(7.9%)순임.

○ 조합원의 이익 또는 권익을 위해서 설립되었으나, 기업으로의 경영역량이 부족한 상황임. 사회적 가치 면에서 조합원의 권익 추구에 맞추어져 있으나 상당수 협동조합이 비즈니스를 할 준비가 잘 되어 있지 않은 데다 인적 역량도 취약한 상황임

☞ 일반적으로 소상공인은 도소매업이나, 숙박음식업에 치우쳐있어 폐업률이 높은 형편이나, 서울의 협동조합은 기술이나, 사업전문성을 보유한 조합원들이 협동조합을 창업한 사례가 많아 기업의 지속 가능성면에서 긍정적임.

☞ 그러나, 대부분의 협동조합들이 그 규모가 영세해서 외부 환경변화에 매우 취약한 상황임. 협동조합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업종별 특화 지원이 필요한 상황임.

 

V. 박원순 서울시장 제2기 시정의 협동조합 정책 추진방향 및 전략 (2014.7~)

 

○ 제1기 시정이 일반시민들의 협동조합에 대한 인식제고, 협동조합 설립 절차 지원, 시 정책부서 중심의 전략분야 모델 발굴이었다면, 제2기 시정은 협동조합에 대한 시민들의 체감과 참여도를 높이는 데 주력할 예정임.

○ 협동조합의 자생력 제고를 위해 간접지원 원칙하에 협동조합에 대한 세무/회계, 법무, 노무/인사, 마케팅/홍보 등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 강화해 나갈 것임.

○ 지역공동체에 기반 한 생활 밀착형 협동조합 모델 발굴 및 지원할 예정임

- 주거 및 식생활, 보육 및 교육, 문화, 일자리, 복지, 재활용 등 생활에 기반 한 모델 발굴

- 협동조합 간 협업사업 및 공동사업 모델 등 민간 협동조합 활동 집중 지원

○ 협동조합에 대한 시민적 가치 확산을 위해 다양한 스토리를 발굴·홍보. 우수 사례 발굴을 위한 ‘토크 콘서트’(talk concert)개최, 명사 특강, TED형 강의, 시민이 함께하는 사회적 경제 축제 행사를 지속적으로 해나갈 예정

 

VI. 결론

 

○ 독일의 경우 경제위기 과정에서 발생한 자본주의의 병폐와 모순을 시정하는 과정에서 협동조합이 큰 기여를 한 것으로 알고 있음. 독일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기업이 많고, 중소기업과 협동조합 등이 튼튼하게 뒤를 받치는 나라로 알고 있음. 우리의 경우 대·중소기업이 매우 건강하게 상생하는 노하우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함.

○ 서울의 경우도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의 본사가 있음. 서울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기업과 협동조합의 상생과 공존의 실험을 할 수 있는 도시임.

○ 박원순 제2기 시정의 핵심은 협동조합을 통해 시민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고 윤택해지는 것을 체험하게 만드는 것임.지역공동체를 기반으로 ‘협동조합’이 시민의 삶속에 깊이 뿌리박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임.

○ 독일의 오랜 협동조합 경험이 서울시 협동조합 육성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지혜와 경험의 나눔을 당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