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외교와 미디어
손선홍(외교부 본부대사)
1. 들어가는 말
오늘날 공공외교(Public Diplomacy)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달리 말하면 공공외교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동안 외교는 정부가 외국 정부를 상대로 정치, 경제, 문화 등의 관계를 맺는 일로 이해되어 왔다. 정부가 외국 정부를 상대로 하는 이러한 외교는 아직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가 점점 좁아지고 있고, 또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ocial Networking Service, SNS) 등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발달한 오늘날 이러한 외교만으로는 외교 목적을 달성하기에는 한계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새로운 외교가 등장했는데, 바로 공공외교다. 공공외교라는 용어가 공식으로 사용되기는 외교관 출신으로 터프츠(Tufts) 대 플레처 스쿨 학장인 걸리온(Edmund Gullion)이 1965년에에드워드 머로우 공공외교센터를 설립하면서 부터라고 한다. 오늘날 외교에서 일반 대중의 영향력이 커져가고 있고, SNS 등 새로운 소통 수단의 발달로 공공외교는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2. 공공외교의 정의와 왜 공공외교인가
투흐(Hans Tuch)는 공공외교를자국의 국가적 목표와 정책뿐 아니라 사상과 이상, 제도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기 위해 정부가 외국의 대중과 의사를 소통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프레드릭(Howard Frederick)은 “외국 시민들에게 영향을 주어 해당 정부에 영향을 행사하려는 목적으로 정보 ․ 교육 ․ 문화 분야에서 해외에 직접 행해진 행동들”이라고 했다.
즉, 공공외교는 자국의 문화, 예술, 역사, 정책, 국제기여활동 및 봉사활동 등 다양한 소프트 파워(Soft Power)를 이용하여 외국의 일반 대중들과 직접 소통하여 국가이미지를 높이고,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외교다. 나이(Josep Nye) 하버드대 교수는21세기는 군사력, 경제력과 같은 하드 파워에 소프트 파워가 결합한 스마트 파워(Smart Power)의 시대라며, 소프트 파워에 의한 공공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공공외교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공공외교의 대상이 외국의 일반 대중이라는 점이다. 지속적인 세계화 추세에 인터넷과 SNS 등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발달로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하는 외교가 요구되고 있다. 최근에는 국가 정책에 대해 이해와 지지를 얻고 참여를 높이기 위해 자국민도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둘째, 공공외교를 추진하는 주체가 정부이외에 민간단체와 개인으로 확대된 점이다. 셋째, 공공외교의 수단으로 자국의 문화, 역사, 정책뿐 아니라 국제기여활동과 봉사 등 상대방이 공감하는 소프트 파워를 이용한다는 점이다.
그러면 오늘날 왜 공공외교가 중요시되고 있는가?
첫째, 세계화와 민주주의의 확산으로 일반 대중의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오늘날 국가 간의 교류는 물론 시민 단체나 개인 간의 교류도 크게 증가했으며, 민주주의의 확산으로 대부분의 국가들은 외교정책 수립 과정에 자국민의 여론도 참고하고 있다. 따라서 외국의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한 외교가 중요해졌다. 둘째,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외국의 일반 대중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소에 외국의 일반 대중들과 소통하며 자국에 대해 친근한 이미지를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이러한 공공외교의 중요성을 고려하여 세계 각국은 공공외교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조직을 신설하고 예산을 확보하며 공공외교를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외교부는 2010년 한국 공공외교의 원년을 선포하며 공공외교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어 ‘공공외교 대사’ 임명(2011년), ‘공공외교정책과’ 신설(2012년)과 공공외교 신규 예산을 확보(2013년)하며 전 세계 일반대중을 대상으로 다양한 공공외교 사업을 하고 있다.
3. 공공외교와 미디어
미디어는 인간사회에서 자신의 의사나 감정 또는 객관적 정보를 서로 주고받을 수 있도록 마련된 수단을 말한다. 미디어는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뉴스를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신속성과 광범위한 수요자로 인해 영향력이 크다. 최근에는 페이스북, 트위터와 유튜브 등 뉴 미디어의 출현으로 미디어 환경이 크게 변했다. 미디어는 공공외교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며 유용하게 활용되어 왔다.
공공외교에 활용하는 대표적인 미디어로 ‘국제방송’을 들 수 있다. ‘국제방송’은 정부 주도로 다른 나라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하는 뉴스, 정보, 그리고 엔터테인먼트 전체를 통칭한 용어다. 이러한 국제방송으로 미국의 Voice of America, 영국의 BBC World, 독일의 Deutsche Welle(DW), 프랑스의 TV5와France24, 중국의 CCTV International(CCTV 9, CCTV E와 CCTV F를 포함한 이름)등이 있다. 우리나라의 아리랑 TV는아리랑 World,아리랑 Korea와아리랑 Arab의 3개 채널을 운영하며, 현재188개국의 약 1억 2,800만 시청자를 대상으로 방송하고 있다. 도이체 벨레는 설립 목적으로 “세계 문화와 국민들 간의 교류와 이해를 증진하고, 아울러 독일어와 독일인의 일상생활 및 사고방식에 대한 정보도 제공한다.”고 한 점에서 공공외교에 대한 국제방송의 역할을 엿볼 수 있다.
미디어 환경이 변화하면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방법에 의해 정보를 얻으려고 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국제방송사들은 위성방송, IPTV를 비롯하여 웹과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고 있다. 또한 국제방송사들은 더 많은 나라들의 대중들과 소통하기 위해 언어도 다양화하고 있다. 도이체 벨레의 경우, TV는 4개 언어(영, 독, 스페인어, 아랍어)로, 라디오는 30개 언어로 방송하고 있다. CCTV는 CCTV 9(영)이외에 CCTV E(스페인어)와 CCTV F(불어)도 운영하고 있다. 인터넷의 발달로 국제방송사들은 방송이외에도 다양한 언어의 홈페이지를 운영하며 일반 대중에게 다가가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와 같은 새로운 소통 수단인 소셜 미디어가 공공외교에 활용되고 있다. 소셜 미디어는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에 가입한 사람들이 서로 정보와 의견을 공유하면서 대인 관계망을 넓히는 플랫 홈이다.
이러한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 우리 외교부와 일부 재외공관장들도 SNS을 통해 공공외교를 하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라 대상이 주로 우리 국민(재외동포 포함)이고 외국인들은 소수지만, 이들은SNS을 통해 공관활동 내용과 해당 국가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었다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4. 맺는 말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공공외교를 정부만이 아닌 민간단체나 개인도 할 수 있고, 일반 대중의 영향력 증대와 함께 다양한 미디어의 발달로 공공외교는 더욱 더 활성화 되었고 중요해졌다. 이와 함께 공공외교에서 미디어의 기능과 역할이 더욱 커졌다. 국제방송사가 공공외교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우선 신뢰성이 있어야 한다. 또한 제공하는 정보의 질이 우수하고 양도 많아야 한다.그리고 정보 전달이 일방통행이 아닌 시청자와 소통하는 프로그램의 확대와 함께 더 많은 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언어도 다양화해야 한다. 특히 오늘날 SNS 이용자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임을 고려하여,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공공외교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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