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번호
12554107
일 자
17.10.19
조회수
213
글쓴이
윤수정
내 세 번째 귀엔 음향 장치가 있다(2015. 09. 14. 조선일보)

[호주 행위예술가 스텔라크 방한] 

왼쪽 팔에 '인공 귀' 이식해… 최근 소형 음향센서도 설치 계획
16일 이화여대서 즉흥 퍼포먼스


호주의 행위 예술가 스텔라크(Stelarc·69)는 귀가 3개다. 그의 '세 번째 귀'는 왼팔에 붙어 있다. 스텔라크는 2007년 연골로 배양한 인공 귀를 왼팔에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다. 당초 오른쪽 귀밑에 이식하려고 했지만 '안면 근육이나 턱뼈에 심각한 손상을 미칠 수 있다'는 의료진의 만류로 수술 부위를 옮겼다.

최근 그는 자신의 '인공 귀'에 무선 인터넷 기능이 달린 소형 음향 센서를 설치해서 '인공 귀'를 통해 포착한 음향을 전 세계에 전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자신의 몸이 '살아있는 24시간 라디오'가 되는 셈이다. 호주 퍼스에 사는 그는 9일 전화 인터뷰에서 "'인공 귀'에 부착된 소형 마이크 때문에 감염이 발생해 6개월간 병원 신세를 진 적도 있다"며 웃었다.

왼팔에 ‘세 번째 귀’를 이식한 호주 행위예술가 스텔라크 사진
왼팔에 ‘세 번째 귀’를 이식한 호주 행위예술가 스텔라크. /스텔라크 홈페이지

첨단 기술을 자신의 몸에 '이식'하거나 결합한 퍼포먼스로 논쟁을 몰고다니는 스텔라크가 방한(訪韓)한다. 이화여대 이화인문과학원(원장 송기정) 주최로 15~18일 열리는 국제학술대회 '휴머니즘을 넘어서'에서 그는 기조 연설(15일)을 하고 실연(實演) 무대(16일)를 선보인다. '제2의 생명(second life)'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퍼포먼스에서 그는 온라인상의 분신(分身)들과 함께 즉흥 동작을 보여줄 예정이다.

1980년대부터 그는 오른손에 장착한 로봇 팔을 신체 근육으로 작동시키거나, 영화 '스파이더맨'의 악당처럼 다리가 6개 달린 기계를 타고 움직이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기술과 예술의 결합에 앞장선 혁신가'라는 격찬도 있었지만, '기행(奇行)에 집착하는 선동가'라는 비난도 받았다. 스텔라크는 "천체망원경과 전자현미경이 우리의 시각을 확장시켜준 것처럼, 인간은 첨단 기술을 통해 제한적인 신체적 능력을 극복하고 진화해왔다"면서 "이런 믿음을 입증하기 위해선 나 자신의 몸을 '예술 도구'로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의 홈페이지에는 '신체는 고루하다'는 도발적 구호가 적혀 있다.

스텔라크의 퍼포먼스는 이화인문과학원이 주최하는 국제학술대회의 행사 가운데 하나다. 이 학술대회는 '휴머니즘을 넘어서'라는 주제로 지난 2009년부터 더블린·베오그라드 등에서 매년 개최되고 있다. 올해 대회에는 마크 핸슨 미국 듀크대 교수, 하세가와 유코 일본 도쿄 현대미술관 수석 큐레이터 등 세계 22개국 전문가 60여명이 참가한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인류의 미래, 현대 예술·철학의 변화상 등을 주제로 논의한다. 문의 (02)3277-6597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9/14/2015091400116.html

다음글 ‘내 팔에 귀’, 왼팔에 귀 이식한 스텔라크 교수(2015. 09. 14. 동아사이언스)
이전글 행위예술가 스텔락 '인체와 기계의 경계 넘고 싶었다'(2015. 09. 14.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