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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상협력연구소
<14차 한국포럼 언론보도> 연합뉴스 2

'한독 과거사윤이상한독포럼서 뜨거운 감자

송고시간 | 2015/07/19 12:00

 

 

독일 측은 정책제안서에 "넣자한국 측은 "빼자

(로스토크<독일>=연합뉴스고형규 특파원 = 20세기 유럽아니 세계 클래식 음악계의 거장 작곡가로 평가받는 한국인이 있다. 1995 11월 세상을 떠난 윤이상이다.

그는 1917년 경남 통영에서 태어나 독일에서 활동하며 일약 저명 작곡가 반열에 올랐지만 1967년 박정희 정권 때 '동백림(東베를린사건'에 얽혀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실형을 살았다.  

이 사건은 당시 중앙정보부가 1967 7 817 7차례에 걸쳐 대학교수유학생예술인의사공무원 등 194명이 동베를린을 거점으로 대남적화 공작을 벌였다고 발표한 사건이다

윤이상 작곡가의 모습이 담긴 엽서(통영시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윤이상은 그러나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같은 유명 동료 음악인들의 석방 탄원 등에 힘입어 1969년 대통령 특사로 풀려났다.  

이 사건은 당대 한국과 독일 정부의 관계를 불편하게 만든 양국의 과거사이자그의 예술적 성취에 대한 별도의 온전한 관찰을 흐리는 이념적 프리즘이었다.

바로 그 윤이상 이슈라는 '뜨거운 감자'가 올해 한독포럼의 대정부 정책제안서 마련을 위한 17(현지시간정리토론을 지배하디시피 할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발단은 2017년 윤이상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음악적 유산을 기리는 기념사업을 제안서에 반영할 것인지말 것인지였다.

독일은 양국간 가교 역할을 한 예술가를 기념하는 차원에서 이를 제안서에 담자고 했다.  

덧붙여 그해 독일이 크게 신경 쓰는 마르틴 루터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사업에 대한 환대도 병렬함으로써 성격이 다른 두 사안을 양국의 교류협력 역점사업으로 추진하자는듯한 의지를 비쳤다

14차 한독포럼 전체세션 모습(로스토크=연합뉴스)

그러나 윤이상 기념사업이 거론되자 한국은 반영 여부를 두고 즉각 의견이 갈려 내부적으로 갑론을박하는 동시에 독일과도 대립했다.

이경수 독일주재 한국대사은 특정 인물을 거론하기보다는 양국 관계에서 역할한 예술가들을 기념하자는 정도로만 반영하자고 했고과거 윤이상 씨의 예술적 위상을 국내에 알린 저널리스트 출신의 최정호 울산대 석좌교수 역시 정부에 제출하는 정책건의서에 한 개인을 거론하는 것은 비중이 안 맞는다며 반대했다.

이에 비해 윤이상 기념사업을 반영하자는 견해는 한 두 명의 소수 목소리에 그쳤다

반영 반대 의견이 잇따르자 사회를 맡은 롤프 마파엘 한국주재 독일대사는 기념사업의 실체와 주체에 관한 언급 없이 윤이상의 음악적 유산을 기리는 것을 독일 측이 반긴다는 선에서만 반영하자고 봉합하고는 해당 문구를 담은 초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포럼을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유현석 이사장이 사견임을 전제로 한국에선 부정적 생각이 많은 인물이라는 등의 이유를 들어 반영에 반대하고다른 학자들도 한국사에서의 이념 수용태도의 성숙도 등을 고려할 때 빼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2011년 통영서 열린 윤이상 비판 집회 모습(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러자 마침내 포럼 공동대표인 김선욱 전 이대 총장이 "마파엘 대사는 왜 독일 측 입장이라는 전제를 단 채 반영하는 것마저도 안 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지만실익이 없는 것으로 보이니 뺐으면 좋겠다"고 말했고마파엘 대사는 결국 반영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냈다

패널들에게 초안이 제시되기 직전 이 문제를 한독 과거사의 일부라고 밝힌 마파엘 대사는 그러나 다시 한 번 "한국언론보도를 보면 과거사 반성 문제와 관련해 일본을 겨냥하며 독일을 배우라고 한다"면서 윤이상 기념사업을 "한독 과거사 화해의 출발점으로 활용하기를 바란다"고 개인적 소신을 덧붙였다.

동백림 사건은 2007년 노무현 정권 때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조사를 거쳐 박정희 정권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대규모 간첩사건으로 사건의 외연과 범죄사실을 확대과장했으므로 정부는 관련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결론이 내려진 사건이기도 하다

uni@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5/07/19 12: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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