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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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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h
신상규 교수, '로봇에 인격 부여, 인간과 맺는 관계에서 출발해'

신상규 교수, "로봇에 인격 부여, 인간과 맺는 관계에서 출발해"

로봇에도 인간처럼 ‘인격’을 부여할 수 있을까? 이는 기술 분야에 빠지지 않는 ‘단골 질문’이다. 확실한 정답이 나오지 않아서다.

이화여대 신상규 인문과학원 부교수는 “로봇과 인격의 관계는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속성이 아니라 인간과 맺는 사회적 관계에서 생긴다”고 강조했다.

신상규 교수.
신상규 교수.

중앙대 인문콘텐츠연구소(소장 이찬규)가 11월 26일 제19회 국내학술대회를 열었다. 주제는 '인공지능, 기술과 인간의 조우'다. 인문·사회, 공학, 의학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융합연구에서의 인공지능에 대한 관점을 공유했다.

이날 신상규 교수는 ‘동물이나 로봇이 인격 수 있는가’를 주제로 강연했다. 신 교수는 ▲인격 사전적 정의 ▲도덕적 지위 ▲인공물과 도덕적 지위 관계를 주로 다뤘다.

"인간 아닌 것에 인격 부여할 땐 '도덕적 지위'로, 인간 중심적 표현 지양해야"

(출처=행사 캡처)
(출처=행사 캡처)

신상규 교수는 “인격이란 도덕적 행위 주체가 되는 개인이다”며 “자기 결정적이고 자율적 의지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도덕적 주체이자 자신이 목적 자체가 되는 개인만이 인격을 가질 자격이 있다는 의미다.

그는 인간이 아닌 것에 인격을 부여할 때 인격 개념을 ‘도덕적 인격(moral personhood)’로 봐야 하는지, ‘도덕적 지위(moral status)’로 둬야 하는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지위(status)' 개념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인간 중심적 개념인 '인격(personhood)'보다 논란의 여지가 적어서다. 비인간 존재의 인격 개념을 다룰 때는 인간중심주의적 표현을 지양해야 한다는 의미다.

"로봇 인격, 인간과 맺는 관계에서 온다는 점 고려해야"

(출처=행사 캡처)
(출처=행사 캡처)

그는 인공물에 도덕적 지위 관련한 4가지 가능성을 소개했다. 신 교수는 이중 '인공지능 로봇이 도덕과 관련된 특징을 갖지 않아도 도덕적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 에 주목했다. 그는 "도덕적 지위는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속성이 아니라 인간과 다른 존재들이 맺고 있는 관계에서 생긴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사람이 인공지능과 점점 의미 있는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인간이 돌보미 로봇, 감정 케어 로봇 등 사회적 로봇을 대하고 바라보는 방식은 물류센터 짐 옮기는 로봇과는 분명히 다르다. 사람은 돌보미 로봇에 의인화 성향을 부여하기도 한다. 정서적 안정감도  느낀다. 사람과 로봇이 의미 있는 관계를 맺는다는 징표다. 이때 인공물에 도덕적 지위 부여를 고려할 수 있다.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사람들이 인공물과의 관계를 깊이 생각하게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애완동물이 학대당하는 걸 볼 때 ‘이건 사회적 가치에 어긋나’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며 “인간이 사회적 로봇을 함부로 대하면 이와 비슷한 관념이 생길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도구주의적 관점론자에 따르면 기술은 인간의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존재다”며 “인간 행위자가 사용하는 도구에 불과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존재 주체가 자신이 아니기 때문에 도덕적 지위가 없다는 입장이다. 

신 교수는 “해당 입장을 존중하지만, 시대착오적 표현에 불과하다”며 “이제는 인간과 인공물 사이의 관계를 통해 도덕적 지위를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공물과 도덕적 지위의 관계를 고려할 때는 기술 존재 그 자체만을 바라보는 건 부족하다는 말이다. 로봇이 인간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사회에 스며들었는지 입체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출처: AI타임스

기사 원문: http://www.ai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141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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