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인간의 노동과 유희를 둘러싼 다종 간의 상호작용을 에코테크네 인문학(Eco-echnē Humanities)의 렌즈를 통해 들여다보기로 한다. 에코테크네 인문학의 렌즈를 통해서 노동과 유희를 해석하고 이해하는 작업은 인간의 노동과 유희, 그리고 그에 결합된 사물의 활동이 만드는 둘레 환경을 일종의 다종 간의 공생적 생태계로 사유하고, 그러한 맥락에서 노동과 유희의 인식론적, 정치적, 윤리적, 미학적 문제를 쟁점화하는 목표를 가진다. 에코테크네 노동과 유희의 관점이 제안하는 다종 간의 공생적 생태계는 인간과 비인간의 서로 다른 의도와 행위가 등록되고 분기되는 일종의 공통의 평면이다. 이 공통의 평면 위에서 자발적, 비자발적으로 배치된 인간과 비인간 행위자는 연결 접속되거나 상호 침투하면서, 혹은 여타의 크고 작은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자신들이 거주하는 생태계를 끊임없이 생성, 오염, 소멸, 재생시킨다. 이때, 행위자 간 역량의 차이와 한계로 인해서 인간이 비인간 행위자에 미치는 영향과, 비인간 행위자가 인간에 미치는 영향은 비평행적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이 비평행적 관계에서 중요한 일은, 인간은 자신의 고유한 역량과 그 한계 내에서 인간과 비인간 행위자 사이에서 주고받는 세부적인 영향의 역학 관계를 살피는 일일 것이다. 인간의 노동과 유희가 동료 인간 및 비인간 행위자와 어떻게 윤리적, 정치적, 미학적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 에코테크네 노동과 유희의 관점에서 다종 간 공생적 생태계를 돌보기 위한 인간의 역할은 무엇이며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비판적인 대답을 구성하는 것이 이번 총서의 주된 책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