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No.
11563996
Date
17.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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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국제통상협력연구소
분과세션1_한국_안이환

〔분과세션 1〕 교육-독간 교육 협력  이원교육시스템과 생산지향적 연구

 

‘한국형 마이스터고’의 현황과 발전과제

 

안 이 환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수)

 

한국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대학 진학율이 높고청년층 실업자 중 대졸자의  실업자 비율이 점차로 증가하는 것이다. 2009년 기준 우리 나라의 대학진학율은 81.9%이며독일은 이의 절반에 해당되는 40%이다(OECD 평균 59%). 청년층 (15-29실업자 중 대학졸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3 22.1%에서 2012 31.3%로 증가했다대학을 졸업하면 취업하기 쉽다는 일반적인 신념이 현실에서 ‘배반의 형태’로 나타난 것이다한국인들의 대학선호사상은 사농공상(士農工商)이라는 가치관 속에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심지어 고등학교 수준의 직업교육 학교로 선정된 ‘실업계 특성화고’에서도 직업교육보다는 대학진학 교육에 열을 올려특성화고 졸업생의 대학진학률이 70%를 넘어 직업교육의 취지가 무색하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고교 단계 직업교육의 위기가 드러난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명박 정부(2008-2012 ) ‘한국형 마이스터고 육성계획(2008)을 근간으로 하여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1]’를 작동시켰다.   2010 3,  21개의 마이스터고 (교육연한 3)가 개교했다마이스터고의 명칭이 보여주듯이마이스터고는 지금까지 고교수준의 직업교육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직업교육정책을 뛰어넘어산업수요에 기반한 맞춤형 직업교육으로고교단계 ‘직업교육의 혁신모델’로 제안되었다독일의 이원화된 직업교육의 형태와는 다르지만지향하는 목표 및 운영과정에서 독일의 직업교육을 벤치마킹한다는 의미에서 ‘마이스터(meister)’라는 독일어를 사용하고 있다.

 

마이스터고는 전문대를 졸업한 수준(NCS, KQF level 3)의 인력을 고등학교 과정에서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우수한 중학교 졸업자들이 입학하는  마이스터고의 교육과정은 전자반도체원자력자동차조선에너지바이오친환경 농수산 등한국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분야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이스터고는 분명하고도 확실한 고등학교 수준의 직업교육 모델로,   대학진학을 초·중등교육의 최종목표로 생각하고취업은 대학을 졸업하고 한다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고정관념에 ‘선취업· 후진학’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도전하고 있다

 

개교한 지 이제 막 4년이 지난 마이스터고는 금년에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마이스터고의 첫 성적표인 이들의 취업율은 90.3%로 나타났다. 26.9%가 대기업, 12.1%가 중견기업, 45.2%가 중소기업, 15.8%가 공기업에 취업한 것으로 드러났다교장은 산업체 출신자를 개방공모방식으로 뽑고산업체 경력자를 겸임교사제로 하여학비와 기숙사비를 모든 재학생에게 지원하고저소득층 학생에게 별도 장학금을 지급하여 얻은 결과이다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정도로 하여최고의 교육환경에서 기술과 지식을 배울 수 있도록 고려했다. 1,685개 기업이 학교와 산학협력 협약을 체결했으며졸업생들은 취업 후 4년간 입영을 연기하고 군 복무시 특기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특혜를 얻었다이들에게는 전문교과 및 보통교과를 배우는 것 이외에도 해외연수 및 취업에 필요한 실무 외국어를 배울 수 있는 교육시간도 제공되었다.

 

개교 때부터 많은 우려와 기대를 받아온 마이스터고는 첫 졸업생 취업율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벌써 성공이라고 주장하는 성급한 평가도 있다그러나 고교단계 직업교육의 혁신모델로 시작한 마이스터고가 제대로 뿌리를 내리고지속적으로 직업교육의 ‘중장기적 혁신 모델’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향후 추진 과제를 생각해 보고이를 토론 자료로 제시한다.

 

1. 산업체의 기술변화와 인력수요 변화를 어떻게 예측하여마이스터고의 교육과정을 편성할 것인가?

 

마이스터고의 교육 핵심은 유망산업의 특화된 산업수요와 연계하여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다그러므로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체의 기술변화와 인력수요 변화를 예측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독일직업교육제도의 가장 큰 강점은  구인·구직간 미스매칭을 줄이는 교육시스템에 있다직업교육의 이원적 시스템을 통해  연방주정부상공회의소노동조합 등 전체 이해관계자로 구성된 컨소시엄의 주관 하에, 350개로 세분화된 직종에 대한 직업교육훈련이 이루어 지고 있다금세공사요식업 관리사제빵사제과사 등 매우 세분화된 직업훈련을 받는데극도로 세분화된 직업훈련 이수자들이 취업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며나중에 직종이 변화할 경우대처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한국형 마이스터고의 경우산업체의 수요를 확인하여 학과의 교육과정을 개편하고이를 이수한 졸업생이 배출되기까지 최소 3년 이상이 소요되므로산업체와 학교현장의 괴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이런 의미에서 산업현장에서 훈련을 하는 독일직업교육의 이원시스템은 분명 강점을 가진 것 같다독일에서도 훈련직업 영역을 새롭게 개발해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1997년부터 산업 및 서비스 영역이 아닌매체영역에 대한 직업훈련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예측하기 어렵게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의 인력수요를 예측하고 학생들을 훈련시키는 것은 마이스터고의 가장 큰 숙제이다이 숙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2. 마이스터고 졸업생 역량에 대하여 어떻게 신뢰성을 확보할 것인가?

 

마이스터고 첫 졸업생들의 높은 취업율에도 불구하고이들의 역량을 담보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많은 기업들은 이들의 병역 문제이들의 역량 미검증에 따른 리스크 및 경기 불황 등이 추후 마이스터고 졸업생의 채용을 어렵게 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대기업의 경우 ① 기존 신입사원 채용 정책 (병역 미필자 채용불가)과의 마찰 및 기존 고졸 출신 채용자와의 형평성 문제  ② 마이스터고 졸업생 역량 미검증에 따른 리스크 등의 문제로 채용 약정을 꺼리고 있으며중소기업의 경우 ① 채용의 지속성 담보의 어려움 ② 미흡한 복리후생 수준 ③ 미필자 채용 후 인력 유출 우려 등의 문제로 채용 약정을 꺼리고 있다특히 기업 입장에서는 일반고 졸업생과 마이스터고 졸업생간의 차별화를 뒷받침할 수 있는 공인된 기제가 없다는 점이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

독일에서는 직업교육 지원자의 자질부족이 문제가 되고 있다이들은 기초지식이 부족하며계산능력 및 맞춤법에서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이것은 직업교육 도중하차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국의 경우기술자의 직무역량을 보증하는 방법으로 국가 기술자격시험인 산업기사 제도가 있다이 시험은 학력에 따른 응시 제한이 존재하기 때문에 마이스터고 졸업자들이 산업기사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따라서 현행 학력 기반의 자격체계를 능력 중심의 자격체계로 개편할 필요가 있지만이것 외에도 이들의 역량을 보증할 수 있는 다양한 조치가 필요하다마이스터고 졸업생의 직무역량 및 직업역량을 확보하여 기업의 신뢰를 얻는 방법으로 무엇이 있을까이와 함께 이들을 교육하는 교사의 역량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

 

3. 직업훈련과 훈련 후 취업할 수 있는 직종을 보면성 전형적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독일 직업훈련소에서 훈련받는 남학생의 50% 이상과 여학생 70% 이상이 350여개 직종 가운데 20여 군데에 집중 편향되어 있다남학생이 선호하는 분야는 자동차 정비사미장공페인트공전기공 및 목공이고여학생은 사무원소매업미용사간호조무사이다한국의 경우, 35개의 마이스터고  재학생의 성비를 보면 남학생 86.1%, 여학생 13.9%이며, 35개 학교 중 오직 1개 교만이 여자고등학교이다마이스터고에서 육성하고자 하는 직종분야도 소위 말하는 ‘남성’직종에 집중되어 있다. ‘마이스터고’라는 용어 자체도 남성을 지칭하는 용어이다여학생의 경우직업훈련을 통해 추후 ‘마이스터’(명장)라는 칭호를 얻게 되는 데성 정체성 혼란도 예상된다고교수준의 직업교육에서 어떻게 하면 성 고정적 또는 성 전형적 경향을 탈피할 수 있을까그리고 이것을 탈피하는 것이 여성 또는 남성의 개인적 직업 경력에  유익한 지 토론의 필요성이 있다.

 

독일은 많은 국가가 부러워하는 이원적 직업훈련 시스템을 가진 나라이다한국은 독일의 직업교육 제도를 벤치마킹하여 ‘마이스터고’라는 이름으로  직업교육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한국과 독일 양국은 고교수준의 직업훈련 직종에서 비교 우위에 있는 영역을 찾아교사 및 학생간의 교육교류를 통해 양국의 교육적 관계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

 

 

 

 

 

 

 

 

 

 

 

 

 

 

 

 

 

 

                          

          



[1]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는 2012년까지 자립형 사립고등학교(약칭, 자사고) 100개, 기숙형 공립고등학교  150개, 마이스터고 50개를 개교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정부는 자율고 (자사고+자율형공립고) 100개로 목표를 수정했는데, 2013 31일 기준자사고 49개교자율형 공립고 116개교 등 자율고만 모두 165개교가 지정돼 목표치를 초과한 상태다. 마이스터고는 35개가 개교하고 있다교육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다양화 정책은 현재는 거의 포기 상태이다자율고 도입이 결국 고교 서열화와 일반고 ‘슬럼화’ 현상을 부채질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자사고는 국가의 재정지원을 받지 않는 대신 일반고에 비해 훨씬 많은 자율성을 행사했고, 이를 무기로 입시 위주의 교육에 매달렸다. 결과적으로 상위권 대학에 학생을 많이 보내  ‘입시기관’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을 받아왔다특목고자율고일반고 순서로 고등학교가 서열화하면서가장 많은 학생들이 다니는 일반고가 ‘슬럼화’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졌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이스터고에 대한 정책은 박근혜 정부에서도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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